故조영동작가 유족 보유 전 작품 네오아트센터에 기탁
네오아트센터 개관 2주년 특별기획
故 조영동 ‘의식으로 가는 여행’ 展
6월 15일까지 연장, 기탁된 대표작품 전시
한국 현대미술사에 독자적인 발자취를 남긴 추상미술의 거장 故 조영동 화백(1933-2022)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재조명하는 특별 초대전 ‘의식으로 가는 여행’이 관람객들의 끊임없는 요청과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오는 6월 15일까지 연장 전시된다. 청주 수암골에 위치한 네오아트센터(대표 박정식) 개관 2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이번 전시는 당초 5월 11일까지 예정되었으나, 작가의 심오한 작품 세계를 더 많은 대중과 공유하고, 최근 유족들이 기탁한 귀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이와 같이 결정했다.
이번 연장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조영동 화백의 유족들이 네오아트센터에 5년간 장기 기탁하기로 한 작품 약 152점과 소중한 아카이브 자료 중, 예술적 가치가 높은 대표작들을 엄선하여 전시장을 새롭게 구성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기존 전시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했던 조 화백의 다양한 시기별 작업의 변화와 그가 남긴 예술적 궤적을 한층 폭넓고 심도 있게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기탁된 자료에는 작가의 생전 스케치, 작업 노트, 사진 등 미공개 아카이브도 포함되어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와 작품 이면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오아트센터 박정식 대표는 “충북 음성 출신의 조영동 화백은 한국 추상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예술적 성취와 가치가 아직 대중과 미술계에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움이 컸다”고 밝히며, “이번 유족들의 소중한 기탁 결정에 깊이 감사드리며, 네오아트센터는 향후 5년간 이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연구, 보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조영동 화백이 한국을 대표하는 위대한 예술가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장 전시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동 화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공주 교대와 성신여대 교수를 역임하며 후학 양성에도 매진했다. 그의 삶은 사랑하는 딸의 죽음, 당뇨 합병증과 같은 개인적인 아픔과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느꼈던 격렬한 내면의 풍경과 실존적 고뇌로 점철되었다. 이러한 삶의 흔적들은 거칠게 긁히고 뭉개진 두터운 마티에르, 때로는 검은 심연처럼 깊이를 알 수 없고 때로는 붉은 용암처럼 뜨겁게 분출하는 강렬한 색채의 향연으로 캔버스 위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예술은 치유이고 희망이고 생명이며 인간 존재 이유”라는 생전의 고백처럼, 조 화백에게 예술은 단순한 미적 유희를 넘어 삶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치열한 구도의 과정 그 자체였다.
그의 작품은 추상표현주의의 격정, 단색화의 성찰, 물성 회화의 탐구를 넘나들면서도 시종일관 한국적 정서와 개인의 절절한 경험을 독창적으로 융합시킨 독보적인 조형 언어로 미술계의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네오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의식으로 가는 여행’ 전시는 제목이 암시하듯, 관람객들이 조영동이라는 한 구도자적 예술가의 삶과, 고통을 예술로 꽃피운 그의 심오한 작품 세계를 따라 함께 사유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네오아트센터는 이번 연장 전시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한국 추상미술의 진수를 맛보고, 조영동 화백의 예술이 던지는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