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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아트센터, 3, 4관: 최인선 "회화의 고백" 초대전

 네오아트센터, 6월 18일(수) ~ 7월 13일(일)

1, 2관: 안말환 "숲으로의 초대"

3, 4관: 최인선 "회화의 고백"

 

3, 4관: 최인선 "회화의 고백"

한국 모노크롬의 거장

최인선 작가, '회화의 고백'

물질과 정신, 시간의 변증법으로 탐구하는 회화의 본질

618일 네오아트센터 개막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최인선 작가(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의 개인전 '회화의 고백'이 오는 618일부터 713일까지 청주 네오아트센터 3, 4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70년대 단색화의 정신을 계승하여 90년대 물성주의의 시대를 연 작가가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통해 도달한 최신 대형 추상 회화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세상의 소란함에서 벗어나 춘천의 폐교 작업실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작가의 치열한 고백을 마주할 기회다.

 

최인선 작가는 1990년대, 한국 단색화의 정신을 이어받아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탐구하는 물성주의시대를 연 대표 작가로 미술계에 큰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작품 '겨울에 생산된 흰색'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며 이 시기 한국 미니멀 아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색면의 시대''시간적 입체주의'에 이르기까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왔다. 이번 전시는 90년대 미니멀한 바탕에 무채색을 주로 사용했던 작품들의 맥을 이어, 새롭게 구축한 모노크롬 추상 회화가 중심이 된다.

 

이번 전시의 제목 '회화의 고백'은 작가가 평생에 걸쳐 천착해 온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현재적 선언이다. 그에게 이 고백이란, 기존의 모든 관념과 습관을 내려놓는 진솔한 태도와 같다. 작가는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회화에 대한 사고와 습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작해야한다고 말하며, 기존의 관념을 비워내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는 작가가 정의하는 생각을 탐구하며, 사고를 조각하는 행위의 출발점이다.

 

대표작 '절대 빛''' 연작은 이러한 작가의 철학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절대 빛'의 화면을 가득 채운 텍스트는 읽기 위한 언어가 아닌, ‘느끼고 사유하기 위한 언어. 회화가 무언가 서술하거나 기술하려 하지 않는다. 그냥 언어를 올려놓을 뿐이다라는 그의 지론처럼, 서사적 기능을 거부한 텍스트는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 장()이자 질감으로 존재하며, 관람객을 깊은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 연작의 두터운 질감은 회화의 물질성(物質性)’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위를 가로지르는 정교한 선들은 정신의 흔적을 새겨 넣는다. 일찍이 평론가 김복영이 그의 작업을 두고 작가의 '마음(정신)'의 무게를 더해 전혀 다른 새로운 물성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했듯, 그의 흰색은 단순한 물성을 넘어 차가운 정신이지적인 광채를 획득한다.

 

특히 그의 작업 방식은 시간 자체를 작업의 재료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최근 확인된 바에 따르면, 작가는 오래전 작업했던 작품 위에 현재의 감각을 덧입혀 재탄생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깊이 숙성된 과거의 물성과 신선한 현재의 에너지가 한 화면에서 중첩되며 만들어내는 미묘한 긴장과 조화는, 그의 사고 조각이 시간의 층위 위에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탐구는 사건으로서의 회화개념으로 이어진다. 이는 관념이 아닌, 구체적인 신체적 수행(Performance)의 기록이다. 작가는 때로 생마포에 3시간 542초 동안, 캔버스와 신체의 이격이 90센티가 되는 지점에서 롤러로 작업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이처럼 엄격한 수행성을 통해 생각의 궤적이 다 지워지고, 순수한 조형적 사건만이 화면에 남는다. '세워진 통로''양의'와 같은 작품들은 바로 이 사건의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한 결과물이다.

 

네오아트센터 박인환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거장의 치열한 고백을 마주하는 자리라며, “물질의 한계 안에서 정신의 무한한 세계를 탐구하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이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깊은 울림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위 전시는 네오아트센터에서 월요일 휴관을 제외한 날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전시를 관람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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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로필]

최인선 (Choi In Sun, b.1964)

뉴욕주립대학교 대학원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2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1996년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 대상,

2002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관광부 장관상),

2003년 하종현 미술상,

2005년 제1회 세오 중진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국내 유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